한국은행이 2025년 4월부터 시작한 "프로젝트 한강"을 통해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실거래 테스트에 돌입하면서, 우리나라도 본격적인 디지털 화폐 시대의 문턱에 서게 되었다. 이번 실험에는 약 10만 명의 일반 국민이 참여하여 실제 생활에서 CBDC를 사용해보는 대규모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으며, 그 결과에 따라 한국형 CBDC의 도입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현재까지의 실험 결과와 해외 동향을 종합할 때, CBDC는 기존 화폐 시스템의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동시에 금융 안정성과 개인정보 보호 측면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상황이다.

CBDC의 개념과 한국의 도입 배경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의 정의와 특징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는 한국은행과 같은 중앙은행이 전자적 형태로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를 의미한다. 이는 법정통화로서 실물 화폐와 동일한 교환 비율이 적용되며, 중앙은행이 발행함에 따라 화폐의 공신력이 담보된다는 점에서 비트코인과 같은 민간 가상화폐와 근본적으로 구별된다. CBDC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지만 접근성과 통제 등 세부적인 구현 방식에서 암호화폐와 차이가 존재하며, 가치 변동의 위험이 없고 정부가 보증하는 안정적인 디지털 화폐라는 특성을 갖는다.
한국은행이 개발하고 있는 CBDC는 2단계 구조를 채택하여 중앙은행에서 시중은행으로, 다시 시중은행에서 일반 국민에게 유통되는 방식으로 설계되었다. 이는 기존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을 유지하면서도 디지털 화폐의 이점을 활용할 수 있는 절충적 접근법으로 평가된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 한강"에서는 예금 토큰 방식을 도입하여, 시중은행들이 CBDC를 담보로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를 소비자가 간접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한국의 CBDC 추진 현황
한국은행은 2020년 CBDC 연구 태스크포스를 발족한 이후 체계적인 개발과 실험을 진행해왔다. 2021년부터 CBDC 파일럿 시스템 설계 및 개발에 착수하여, 2022년 1단계 실험에서 발행·유통·환수 모의 과정을 완료했으며, 2023년 2단계 실험에서는 NFT, 디파이, 오프라인 결제 등 확장 기능을 테스트했다. 이러한 기술적 검증을 바탕으로 2025년 4월부터는 국내 7개 주요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BNK부산)과 함께 실제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실거래 테스트를 시작했다.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 한강"은 6월 30일까지 3개월간 진행되며, 참가자들은 은행 예금을 예금 토큰으로 변환하여 편의점, 카페, 서점, 마트 등 지정된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QR코드 스캔 방식으로 결제할 수 있다. 한국은행은 이번 테스트 결과를 바탕으로 10월부터 개인 간 송금 기능을 추가한 2단계 실험을 진행할 계획이며, 지방자치단체의 복지수당 지급을 위한 디지털 바우처 프로그램도 확대할 예정이다.
한국형 CBDC 도입의 기대 효과
금융 효율성과 비용 절감
CBDC 도입의 가장 주요한 장점은 결제 과정의 단순화를 통한 거래 비용 절감과 금융 효율성 제고이다. 블록체인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하기 때문에 은행과 같은 중개 기관이나 복잡한 서류 작업 없이도 안전하게 운영될 수 있어, 돈을 주고받는 거래에서 파생되는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 또한 화폐 주조와 유통에 따른 비용도 절감되고, 화폐를 관리하고 회수하는 데 드는 비용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정부가 국민에게 지원금을 지급할 때나 국민이 정부에 세금을 낼 때도 여러 금융 기관을 거칠 필요가 없어져 효율성이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 이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재난지원금 지급 과정에서 경험한 복잡한 절차와 시간 지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혁신적인 방안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CBDC를 활용하면 중간 절차 없이 국민에게 바로 전달할 수 있어 지급 속도와 정확성이 크게 향상될 수 있다.
통화정책 효과성 확대
CBDC는 중앙은행이 시중 통화량을 조절하는 정책을 훨씬 편리하고 정밀하게 실행할 수 있게 해준다.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 효과가 확대되어 민간 유동성 공급의 신속한 정책 실행과 유통 경로 추적이 가능해진다. 이는 기존의 간접적인 통화정책 전달 경로를 단순화하여, 정책 의도가 실제 경제에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반영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CBDC 잔고에 따라 마이너스 금리 적용이나 지급 시한 설정 등 기존에는 불가능했던 정밀한 통화정책 도입이 가능해진다. 이러한 역량 강화는 보다 미묘하고 신속한 경제 관리를 가능하게 하여, 잠재적으로 금융 안정성과 효과적인 위기 개입 조치로 이어질 수 있다.
금융 포용성과 투명성 향상
CBDC는 기존 은행 시스템에서 배제되었던 사람들에게 경제적 기회와 금융 안정성을 제공하는 관문을 제공할 수 있다.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누구나 이용 가능하므로, 은행 계좌가 없는 사람들도 전자화폐 기반 거래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이는 특히 저소득층이나 소외계층의 금융 접근성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CBDC는 지하경제의 양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디지털 형태로 발행·유통되는 CBDC의 특성상 거래 내역이 모두 블록체인에 기록되어 불법 자금의 추적이 용이하고, 조세 추적을 통한 세수 창출 여력도 확대될 수 있다. 탈세나 불법 거래를 단속하기도 쉬워져 사회 전체의 투명성과 공정성이 향상될 전망이다.
CBDC 도입의 주요 리스크와 우려사항
개인정보 침해와 프라이버시 우려
CBDC 도입에 따른 가장 큰 우려 중 하나는 개인정보 침해 가능성이다. 익명성이 제한되는 경우 거래내역이 원장에 남게 됨에 따라 중앙은행이 민간의 모든 거래 내역을 살펴볼 수 있게 된다. 모든 거래 기록이 디지털로 남는 CBDC는 국민의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가 있으며, 어떤 수준까지 익명성을 보장할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한국은행이 실험하고 있는 CBDC 시스템에서는 모든 거래가 추적 가능하다는 점이 일반 소비자들의 참여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현금 거래에서 누리던 익명성과 프라이버시가 완전히 사라질 수 있음을 의미하며, 정부의 금융 감시 능력이 과도하게 강화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따라서 CBDC 설계 과정에서 적절한 수준의 프라이버시 보장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금융 시스템 안정성 위험
CBDC 도입은 기존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시중은행 위기로, CBDC 계좌가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면서 시중은행의 예금이 대거 중앙은행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은행의 자금중개기능 약화로 이어져, 은행의 예금 감소가 자금 조달 비용 증가로 연결되고 이에 따른 대출 여력 축소가 민간 부문의 신용 창출을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현상은 결과적으로 중앙은행의 전통적인 통화정책 영향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은행의 중개 역할이 축소되면 기존의 통화정책 전달 메커니즘이 변화할 수 있으며, 이는 경제 전체의 금융 안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CBDC 도입 시에는 기존 금융 시스템과의 조화를 이루면서 점진적으로 도입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사이버보안과 기술적 위험
CBDC는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다양한 사이버보안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은 CBDC를 대상으로 하는 사이버공격의 심각성을 강조하며, 분산 서비스 거부(DDoS) 공격, 지능적 지속 위협(APT) 공격, 멀웨어, 사회공학적 공격, 암호키 위·변조 등 다양한 보안 위협 요인들을 제시했다.
특히 컴퓨팅 리소스나 손상된 컴퓨터 또는 사물인터넷(IoT) 디바이스 네트워크를 악용하여 대량의 서비스 요청을 CBDC 시스템에 전송하는 DDoS 공격이나, 개인키를 탈취하여 CBDC 소유권을 빼앗는 암호키 위·변조 공격 등이 주요 우려사항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러한 보안 위험들은 CBDC 시스템의 신뢰성과 안정성을 크게 훼손할 수 있어, 철저한 사전 준비와 대응 체계 구축이 필수적이다.
한국 CBDC의 향후 전망과 과제
도입 시기와 정책 방향
한국은행은 2025년까지 CBDC의 정책적 효과와 도입 필요성에 대한 종합 연구를 마무리할 계획이며, 실제 도입 시점은 빠르면 2026년 이후, 늦으면 2030년대 초반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먼저 국가 보조금 지급, 긴급지원금 지급 등 공공목적 분야부터 제한적으로 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된다.
현재 진행 중인 실거래 테스트에서는 일반 소비자들이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대신 CBDC를 사용할 뚜렷한 유인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는 CBDC의 성공적인 도입을 위해서는 기존 결제 수단 대비 명확한 차별화 요소와 사용자 편의성을 제공해야 함을 시사한다. 따라서 한국은행은 사용자 경험 개선과 함께 CBDC만의 고유한 가치 제안을 더욱 구체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민간 생태계와의 조화
CBDC 도입 과정에서 중요한 과제 중 하나는 기존 민간 결제 생태계와의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와 같은 빅테크 결제 플랫폼의 시장 영향력 감소 가능성과 카드사 및 간편 결제 회사의 수익 악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CBDC의 이용이 전자 지갑을 활용할 경우 신용카드나 간편 결제를 사용하지 않고 직접 상대방의 전자 지갑으로 돈을 지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우려에 대응하기 위해 일부 전문가들은 지나친 중앙은행 주도의 움직임이 관련 생태계의 자생적 발전 가능성을 가로막을 수 있다며, 민간 생태계 지원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CBDC 도입 과정에서는 기존 민간 혁신을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디지털 화폐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는 균형잡힌 접근법이 필요하다.
결론
한국의 CBDC 도입은 디지털 화폐 시대로의 전환에서 피할 수 없는 과제이자 기회로 평가된다.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 한강"을 통해 실증되고 있는 CBDC는 결제 효율성 향상, 통화정책 효과성 확대, 금융 포용성 증진 등 다양한 이점을 제공할 수 있다. 특히 거래 비용 절감과 정부 정책 실행의 신속성 향상은 국가 경제의 디지털 전환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개인정보 침해 우려, 금융 시스템 안정성 위험, 사이버보안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특히 기존 금융 생태계와의 조화를 이루면서 점진적이고 안정적인 도입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은행은 2025년까지의 종합 연구를 통해 이러한 과제들에 대한 해답을 찾아야 하며,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CBDC의 성공적인 도입을 위해서는 기술적 완성도뿐만 아니라 사용자 편의성, 보안성, 그리고 기존 시스템과의 호환성을 모두 고려한 종합적인 전략이 요구된다.
'생활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 역대 대통령들의 미국 대통령과 첫 통화 타이밍 비교 - 이재명 대통령은 왜 아직도 기다리고 있을까? 🤔 (2) | 2025.06.06 |
---|---|
🏛️ 한국은행의 신상 디지털화폐 '프로젝트 한강' 체험 후기 & 세계 각국 CBDC 현황 총정리! (7) | 2025.06.05 |
이재명 대통령의 금융공약, 쉽게 풀어보니 이런 뜻이었다고? (6) | 2025.06.05 |
이재명 정부 부동산 정책, 진짜 집값 잡을 수 있을까? 🏠 (6) | 2025.06.03 |
레이니어 체리 맛부터 효능까지 모든 것 (4) | 2025.06.01 |